우선순위 조율, 필요한 일 하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의 가장 많은 시간을 ‘일’ 에 할애하고 있다는 건 많은 직장인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무리 일을 많이 하고 싶어도 우리는 시간의 한계를 넘어서서 주구장창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우선순위’ 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다.
한때는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일을 많이 하면 일을 잘하는 거라고 착각하며 지냈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리더십 역할을 수행한 이후로 팀에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많이 합시다!” 라고 말할 수는 없기에, 우선순위에 따라 정말 필요한 일들을 해내는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우선순위 조율은 왜 어려울까?
그런데 우선순위가 대단히 새로운 개념도 아니고, 이미 대부분의 사람이 조직에서 언급하며 사용하고 있는 것인데 왜 늘 어렵다고 이야기할까? 어떤 일이 더 필요한 일인지 조율하는 과정이 늘 쉽지 않았던 경험 하나씩은 다 있을 것이다.
내 경험을 돌아보면 많은 경우에 ‘우리의 결과’ 가 아니라 ‘개인의 결과’ 에 초점을 두고 우선순위를 논해서인 경우가 많았다. 팀 내에서 조율할 때는 팀의 목표 달성보다는 내가 하게 될 일로 해석하거나, 팀 간의 조율에서는 제품에 필요한 일 보다는 우리 팀이 하게 될 일로 해석하여 절대 합의에 다다를 수 없는 논의가 이어지는 경우들이 있었다. 당연하다. 서로 바라보는 목표가 다른데 어떻게 합의에 이를 수 있을까?
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 일이 팀, 회사, 제품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근거로 내세워야 한다. 개인의 성과만을 기준으로 이 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건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우선순위는 어떻게 조율할까?
나는 지금 분기마다 OKR을 수립하는 조직에 속해있다. 즉, 분기마다 팀원들과 모여서 목표를 수립하고 피드백을 받는 자리를 갖고 있다. 리더가 팀의 목표를 수립한 후 그대로 따르는 팀도 있겠지만, 나는 목표 수립 시작부터 팀이 함께 조율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 팀은 분기마다 팀의 목표 수립을 위해 모인다. 모이기 전, 각자 새로운 분기에 팀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일을 리스트업 해온다. 그리고 해당 리스트에 그동안 업무 관리 도구에 쌓여있던 백로그도 추가된다.
요즘 많이 사용하는 우선순위 매트릭스를 우리 팀도 사용한다. 리스트에 있는 일을 하나씩 꺼내서, 이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팀원의 설명을 듣는다. 설명을 들은 후 모든 팀원이 이 일이 매트릭스의 어디에 위치한다고 생각하는지 직접 표시한다. 비슷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