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회사, 양방향 기대치 조절하기

Mijeong (Rachel)
4 min readMar 2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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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챗을 하고, 원온원 미팅을 하며 다양한 사람들의 고민을 듣다 보면,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맞추려는 노력에만 집중하는 경우를 자주 봤다. 그마저도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경우는 조금 더 낫다. 회사가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흐릿한 상태로 방향성 없는 노력과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꽤 자주 보았다.

기대치라는 것은 나와 회사 양방향으로 이루어진다. 내가 이 회사의 JD를 보고 지원한 이유가 있고, 이 회사에서 성취하기를 바라는 것이 있다. 물론 회사도 내가 기여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있기에 나를 채용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나와 회사 양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이 기대치가 비슷한 선상에 있어야 양쪽이 다 행복하다.

그럼, 이 기대치가 어긋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if ) 나의 역량보다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너무 큰 경우

내 입장에서는 노력의 최대치를 다했지만, 회사는 나를 낮게 평가하고 그에 따른 낮은 보상을 준다 생각하여 늘 아쉬운 마음으로 다니게 된다. 회사가 더 기대하는 것이 있나 보다 생각하여 애쓰다가 무리하고 지치기도 한다.

if ) 내가 기대하는 것보다 회사가 나에게 주는 기회가 작은 경우

나로서는 늘 역량이 남는 일을 하다 보니 이 회사는 성장할 기회가 없는 곳이라고 판단하기 쉽다. 또한, 회사 차원에서는 인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낭비하게 되는 결과를 만든다.

회사가 돈을 주는 입장인데 나의 기대치를 반영한다는 게 어렵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대치를 조절하려는 시도를 통해 나와 회사가 서로 기대하는 것의 틈을 좁히고, 혹 좁혀지지 않더라도 회사가 나에게 바라는 게 무엇인지 명확히 아는 것만으로도 방향성 없는 노력은 피할 수 있다.

나는 현재 회사에 입사 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2차 조직장인 나의 리더를 통해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바를 확인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기대하는 바가 내가 기대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지 확인 후, 수습 기간 동안 내가 달성할 목표를 액션 아이템과 함께 정리했다. 또한, 이 내용을 나의 리더와 다시 동기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여기에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도움과 고민도 포함되었고, 나의 리더는 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움과 고민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려 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입사 후 3개월 동안 달성할 목표/기대치에 대해 리더와 동기화하기 위해 정리한 것

나는 입사 후 첫 3개월 뿐만 아니라 그다음 3개월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나의 목표/기대치를 정리해서 리더와의 원온원에 가져갔다. 나는 이런 것들을 달성하여 회사에 기여할텐데, 과연 회사가 나 혹은 우리 팀이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과 다르지 않은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입사 6개월 후, 리더/회사가 나에게 기대했던 것을 회고하고 남긴 메시지

또한, 나 역시 두 팀의 리더로서 나의 팀원들도 내가 나의 리더와 했던 이 과정을 동일하게 나와 해주기를 바랐다. 먼저 나에게 기대치를 가져왔던 팀원은 없었기에 내가 먼저 팀원들과의 원온원에 이 주제를 들고갔다. 이런 과정을 처음 겪어봐서 시도를 어려워하는 팀원들을 위해, 내가 직접 각 팀원에게 기대하는 것의 초안을 작성하여 가져가기도 했다. 그 초안을 바탕으로 함께 기대치 보정 작업을 하고, 이 기대치를 통해 팀원 각각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려고 노력했다.

결국 나와 회사가 양방향으로 기대치를 조절한다는 것은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나 혼자서 무슨 수로 회사가 나에게 기대하는 것을 알아내며, 회사는 나의 피드백 없이 무슨 수로 내 의중을 알겠는가.

중요한 건 기대치를 혼자 품고 있지 말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와 회사가 기대치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그 창구는 중간 리더들의 역할이며, 나는 리더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대치를 조절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나와 회사가 어쨌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어야 양쪽 모두 건강한 성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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